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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관집 예고

1.


사쿠라 요코의 나이가 19세일 때 그녀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남자와 혼인을 하게되었다.


집안대대로 내려오는 전통있는 여관집의 하나뿐인 딸인 그녀에게 거부권은 처음부터 없었다.


그렇게하여 그녀는 어머니의 강요로 데릴사위로 들어온 남자와 혼례를 치루고 동침을 하게 되었다.




그것이 요코는 무척이나 싫었다.


어렸을 때부터 이 여관을 이어받을 후계자로서 피나도록 강요받고 울면서 노력한 그녀였다.


그런 자신의 생각과 입장과 상관없이 알지도 못하는 남자와 그저 가축끼리 교배하는 것처럼 동침하고 아이를 가져라고 말하는 어머니가 무척이나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그렇게 살아가도록 이미 정해진 레일 위에서 그녀는 탈선하는 것이 너무나도 두려웠다. 그렇기에 혼인 후에 처음에는 자신의 젊고 아름다운 몸에 관심을 보이지만 이내 딱딱하게 반응하는 요코의 태도와 반응에 금방 질려서 다른 여자와 바람 피는 남편에 대해서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숨죽일 뿐이었다.




자신이 무엇 때문에 이렇게 고생했는지 이제 알수도 없게 된 요코, 하지만 그렇다고 변화는 것이 없었기에 그저 속으로 화를 삼키고 울분을 참았다. 마치 기계처럼 비록 짧은 인생이지만 전통있는 여관집의 딸로서 평생 갈고 닦은 몸가짐으로 차분하고 부드럽게 손님들을 맞이하는 것외에는 그녀는 아무것도 몰랐다.




<저기요, 오늘 식사는 정말 맛있었어요.>


그런 요코에게 말을 걸었던 여자가 있었다. 바로 이웃나라에서 홀로 여행을 온 자신과 또래의 여자였다. 그녀는 방에서 식사를 하였는데 식탁을 회수하러 온 요코를 처음에는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알수 없는 시선을 요코는 느꼈지만 그저 묵묵하게 정리할뿐이었다. 그리고 요코가 막 떠나려고할 때 그녀가 갑자기 말을 걸어왔다.




<칭찬 감사드립니다, 손님. 입에 맞으셨다니 다행입니다.>


<특히 고등어 구이가 정말 맛있네요. 사실 생선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는데 입에 너무 잘맞는거 있죠?>


<......>


요코는 미세하게 입술과 눈가가 떨리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우연이겠지만 어째서 이 손님일까? 어젯밤 비어있는 객실에서 남편과 은밀한 정사를 나눈 상대에게 자신이 만든 요리에 대해서 칭찬을 듣고 있다니 말이다. 어째서 그런 남자를 어머니가 데릴사위로 삼았는지 모르겠지만 요코의 남편은 천성이 좋지 못한 남자였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손님이 보이면 음흉한 눈길로 접근하여 자신이 이 여관의 젊은 주인인양 행세하면서 손님에게 다가간다.




그렇게하여 관계를 맺은 여자가 한둘이 아니었고 눈앞의 외국인 여자 역시 그런 사람 중 하나였다. 예약한 손님에게 방을 안내하고 카운터로 돌아가던 중에 본래라면 비어있어야할 구석의 방에 무슨 소리가 들렸다. 설마하는 마음에 요코는 조심스레 방에 접근하였고 점점 방에 가까워지자 뜨거운 신음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조심히 문을 열어 안을 들여다본 요코의 눈에는 아니나 다를까 그의 남편이 젊은 여자와 격렬한 정사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그 상대가 그날 낮에 입실하였던 자신과 또래로 보이는 외국인 여성이었다.




슥-


요코는 잠시 멍하니 남편의 외도를 지켜보다가 조용히 문을 닫고 그 자리를 빨리 떠났다. 순간 어둠 속에서 누군가의 시선이 마주친 것 같았지만 그녀의 머릿속은 새하얀 백지처럼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날 요코는 모든 잡념을 지우기 위해서 자신의 일을 더욱 늘리며 바쁘게 일하였다. 그리고 녹초가 된 방에 들어왔을 때 그녀의 남편은 오랫만에 입맛이 돋았다면서 지친 그녀의 몸을 억지로 탐하면서 깔아뭉갰다. 바로 몇시간전에 다른 여자의 몸에 박아넣었을 그것이 자신의 안에 난폭하게 찔러들어오자 기쁘기보다는 아프고 고통스러움만을 느끼며 눈물과 교성을 참았던 요코였다.




<손님의 입맛에 맞았다니...... 부끄러운 솜씨이지만 만들어서 상에 올린 사람으로서 기쁘군요.>


<와아, 정말요? 저는 요리를 한번도 해본적이 없어서 이렇게 맛있게 만들지 못하는데... 저랑 또래처럼 보이는데 솜씨가 대단하세요!>


그런데 무슨 운명의 장난인걸까? 오늘따라 주방이 바빠서 1인분인만큼 자신이 대신하여 만들어서 올린 식사를 어젯밤 남편과 잤던 그 여자가 칭찬하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자신의 남자와 자던 음탕한 창녀와 같은 얼굴은 온데간데없이 순수하고 맑은 미소를 지으면서 말이다.


어젯밤의 음탕한 요녀와 지금의 순수한 아이가 같은 인물이라는 사실에 요코는 마음 속 깊은 곳에 큰 혼란을 느꼈다. 본래라면 조용한 호수와 같은 마음이 지금 한방울의 물방울로 서서히 요동쳤다. 이 여자는 자신의 귀중한 손님일까? 아니면 아무리 사랑하지 않는 남편이라지만 함께 몸을 섞은 도둑고양이일까? 그 상반되는 현실에 요코는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런데 예쁜 언니.>


하지만 요코의 혼란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 여자가 어느새 자신과 서로 숨결이 느껴질만큼 가까운 거리에 다가와있었다. 그리고 한손으로 요코의 손을 마무렇지 않게 잡고 포개면서 어깨끼리 밀착시키며 달콤하고 야릇한 목소리를 요코의 귓가에 흘려넣었다.




<어젯밤처럼 몰래보다가 도망가지 말고... 오늘은 저에게 시간을 주실래요?>


자신의 남편과 잤던 여자가 요코, 자신을 향해 조롱하면서 꿀이 떨어질 것 같은 진득하고 달콤한 목소리를 귓가에 흘려넣었다.


그때 자신은 어떤 표정을 하고 있었을까? 그것을 28년이 지난 그녀 자신도 여전히 상상할수 없었다. 시간이 흘러서 그것을 바로 정면에서 마주했을 그 여자에게 넌지시 질문을 해보아도 그저 베시시 웃으면서 <재미있었어.>라고 말할뿐 그 이상 말해주지 않았다.


짜악-! 아무튼 당시의 요코는 그 여자의 말을 듣는 순간 모든 감정을 꾹꾹 눌러왔던 차가운 가면이 연약한 유리조각처럼 사방에 깨져나갔다. 그리고 무엇 하나 자신이라는 존재를 짓누르기 바쁜 현실에 반항하듯이 요코는 자신을 향해 비웃으며 도발한 여자의 시비를 받아주기로 하였다.

Comments

감사합니당! 일단 막상나오면 조정할지도 모르겠지만 기대해주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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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부터가 장난이 아니군요!!

ATp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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