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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재와 바보는 종이 한 장 차이 6화

"최민지.. 너 요즘 제정신이야?"

"..왜 갑자기 시비지? 너야말로 정신 나갔어?"


가뜩이나 요즘 샐러드 위주의 체중관리 식단만 하느냐 신경이 곤두서있던 민지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소민에게 인상을 찌푸렸다. 소민 역시 마음에 안든다는듯 민지의 도시락을 툭 쳤다.


"이게 지금 맞아? 너 요즘 입 터진거마냥 먹잖아."

"눈깔 삐었어? 지금 방울토마토 먹고있는거 안보여?"


민지는 집게손가락으로 방울토마토를 집어들어 소민의 눈 앞에 흔들었다.


"하아.. 뭘 먹느냐가 아니라 양을 보라고. 무슨 한끼에 방울토마토를 2키로나 쳐먹어? 게다가 너 이거.. 지금 설탕친거지? 이러면 방울토마토를 먹는 의미가 없는거 몰라?"


소민이 손으로 툭 민지의 도시락을 쳤다. 확실히 일반 도시락이라고 하기엔 너무 큰 통에 방울토마토가 왕창 담겨있었다.


"싸, 싸우지마 얘들아. 둘다 요즘 예민해서 그래"

"너는 관계없는 일이니까 그렇게 말하는거겠지. 나는 얘랑 수행평가를 같이 해야해. 모르면 입 좀 다물지?"

"아.. 미안"


혜윤이 싸움을 말려보려했지만 소민의 살기등등한 눈빛에 입을 다물고 쭈글해졌다. 민지와 소민은 서로를 노려봤다.


"내가 그정도 관리도 신경안쓸 사람으로 보여? 니가 그렇게 이야기 안해도 내가 알아서 조절하거든?"

"오늘 하루 그런다고 내가 이러는 것 같아보여? 나도 니가 알아서 관리하겠거니 하고 며칠동안 지켜본거거든?"


확실히 민지는 지난 일주일동안 채식 식단 위주로 철저하게 몸을 관리하고 있었지만 그와 별개로 매번 식사때마다 엄청난 양의 음식을 먹는 중이였다. 예를들면 지금처럼 방울토마토를 점심 한끼에 2키로를 먹는다거나 고구마 반개 정도가 적당함에도 세개, 네개를 먹는다거나 하는 경우였다.


"코끼리도 초식동물이야 정신차려 민지야. 너 그렇게 먹다가 몸 균형 망가져서 수행평가때 실수하면 어쩔거야. 나한테 민폐아냐?"

"...씨발"


민지는 들고있던 포크를 탁 내려놨다. 머리로는 그녀의 말이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지만 감정이 불쾌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였다.


"안먹어 안먹을게. 됐어? 언제부터 니가 나를 이렇게 병신취급했는지 모르겠네"

"..그렇게 생각할거면 마음대로 해. 나는 같이 수행평가 받는 팀원으로서 할말 한거니까"


민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곤 조용히 눈치보고 있는 혜윤에게 탁자를 손가락질하며 말했다.


"니가 먹던가 갖다 쳐 버리던가 마음대로 해."


그리곤 혜윤이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자리를 떴다. 혜윤은 어쩔줄 몰라하며 민지와 소민을 번갈아가며 쳐다봤다. 소민은 아무렇지 않은척 말했다.


"따라가지마. 지금은 혼자 냅둬"

"어.. 응 알겠어. 너도 너무 신경쓰지마 민지가 요즘 이상하긴 해.. 옷도 어딘가 촌스럽게 입고 다니는 것 같고.. 그.."

"옷?"


혜윤의 말에 소민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항상 편하다는 이유로 후드티를 입고다닐 정도로 패션에 관심없었기 때문에 옷차림이 촌스럽다는 그녀의 말에 공감하기 어려웠다.


"응 뭔가 민지답지 않다라고 해야할지.. 내가 너무 예민한가?"

"아니 최근 이상한건 사실이니까, 니 말도 맞을거야"


소민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샐러드를 한입 먹었다. 다만 이 일에 더이상 신경쓰고 싶지않은 소민과 다르게 혜윤은 그녀에게 더 할말이 있는 표정이였다.


'민지 최근에 뭔가 방귀를 엄청 뀌지 않아?'

하지만 이 말을 괜히 소민에게 꺼냈다가 나중에 소민을 통해 민지 귀에 들어갈까봐 그녀는 차마 소민에게 묻지 못했다. 그저 머리로만 생각하고 말았다.








"후우.."


화장을 고치며 민지는 한숨을 내쉬었다. 소민이 한 말에 틀린 것 하나 없었다. 솔직히 스스로도 요즘 이상하리만큼 식탐이 늘어난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당장 오늘만해도 방울토마토를 도시락에 담을때 주먹 한줌 정도만 담아야한다는 걸 알면서도 이상하게 욕심이 나 조금만 더 담아볼까? 하다보니 2키로라는 말도 안되는 양을 챙긴 것이다.


'정신차려야지.. 수행평가가 얼마나 남았다고 벌써 이 모양이야?'


화장실 거울에 비춰지는 자신을 바라보며 마음을 다잡는다. 소민에게도 사과해야겠다라고 그녀는 생각하고 있었다.


"..어라?"


뭔가 흐렸던 눈이 맑아지는 기분이였다. 민지는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며 조심스럽게 배에 손을 대었다.


"나 왜 이거 입었지? 이거 꽤 오래전에 유행 끝난거잖아?"


오래전에 정리했을 촌스러운 옷을 입고있는 것을 깨닫고 민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물론 민지는 항상 자기와 가장 잘맞는 옷만 구매하기 때문에 민지 눈에 촌스러운 옷이라고 해도 다른 사람 눈에는 평범해보일 수 있었다. 하지만 항상 자신의 완벽을 추구하는 그녀였기에 이따위 옷을 고른건 몹시 신경쓰였다.


'집에 가면 당장 버려야겠어. 제정신 아니구나 나?'


생각해보면 일주일, 그러니까 식탐이 심해졌던 시점부터 촌스러운 옷 위주로 골라입었던 것 같았다. 그렇다면 최근 몸에 생긴 문제 역시 일주일 전부터 그랬을 것이다.


'진짜 병원을 가봐야하나? 어쩐지 요즘 방귀가 자꾸 나오더라니.. 어디 아픈가?'


자꾸 방귀가 실방귀로 피식피식 나오거나 큰 소리로 뿡뿡 나오는 등 장소에 상관없이 갑자기 나오는 탓에 민지는 크게 스트레스 받는 중이였다. 다행히 원래 방귀소리가 큰 편이 아니였기에 저번 연습실때 처럼 굴욕을 당하는 경우는 없었지만 언제 그런 일이 또 터질지는 시간문제였다.


"하아.."


민지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소민 덕분에 이제서라도 정신을 차려 다행이였다.


물론 민지가 정신 차린 것을 반가워하지 않을 사람도 있었다.


"정신력이 너무 높으면 암시를 오래 걸지 못하는걸까? 민경이도 그러더니 얘도 그러네?"


민지의 암시가 지워지는걸 보며 지혜는 고민에 빠졌다. 신민경도 최민지도 본인 에고가 워낙 강한 탓에 암시를 매일 새로 걸어도 스스로 깨버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번에도 민지의 암시가 풀리자 지혜는 의자에 기대며 생각에 빠졌다.


'식탐이 심해진다는 암시도 결국 채식이라는 범주 밖을 벗어나진 못했고.. 민경이도 정신 차리자마자 같은 암시는 안당하겠다는 거 마냥 털도 다밀어버리고 옷도 원래 입던대로 돌아갔지.. 이것 참 쉽지 않은 걸'


계속 뭔가 될 것 같으면 돌아오고 가능성 보인다 싶으면 돌아오는 이 상황에 지혜는 짜증이 나있었다.


"하아.. 차라리 얘네 약점이라도 알아내면 그걸로라도 후벼파겠는데 말이야"


의미없는걸 알지만 민지와 민경의 프로필이 적힌 페이지를 펄럭거린다. 뭔가 여러가지가 적혀있지만 정작 중요한 내용은 하나도 적혀있지않은 쓸데없는 페이지를..


"..어?"


뭔가 이상하다. 살짝 훑어보기만 했을 뿐이라 기분 탓인가 싶어 다시 들여다보니 의심이 확신이 되었다.


"열람 할 수 있는 정보가.. 늘었네?"


처음엔 기본적인 신체정보 아니면 나오지 않았던 내용들이 일부 공개되어 있었다.


'이것 역시 민경이 몸상태에 따라 달라지는건가? 아니면.. 둘다?'


아마 둘다 해당 될 가능성 높겠지 라고 추측하며 지혜는 글을 읽었다.


'최민지는 어머니에 대한 동경과 불안으로 스스로에게 완벽해야한다는 강박감을 가지고있다.'

'신민경은 과거 왕따를 당한 경험이 있다. 왕따 당한 사유는 (확인불가)'


"고작 이거야?! 이걸로 뭘 하라는거야!"


내용은 형편없이 빈약했다. 뭐 그 두 사람에 대한 약점은 약점이다만 당장 지혜가 파고들만한 정보는 전혀 없었다.


"그래 최민지가 재수없을만큼 완벽한건 알고있는데 그게 지 엄마 때문이라고? 근데 뭐 어쩌라고. 민경이 왕따 당한건 의외다만.. 당한 이유를 알아야 그쪽으로 후벼팔 수 있잖아!"


이걸로는 부족했다. 그렇다고 노트가 할 수 있는 암시의 범주도 명백히 한계가 있었다. 그렇다면..


"내가 직접 뛰어다녀야 하나?"


만약 노트의 도움 없이 지혜 스스로 노력해서 두 사람에게 굴욕을 안겨주어 정신적, 육체적으로 변화를 준다면 그것 또한 노트 능력 향상에 도움 될지 모르는 일이였다. 가설이긴 하다만 노트의 구조상 절대 노트만으로는 이 능력을 더 강하게 만드는게 불가능해보였다.


"하.. 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되물으면서도 사실 오히려 좋다는 생각도 들었다. 신민경과 최민지에 대한 복수심은 이렇게 책상에 앉아 글자를 끄적이는 것 만으로는 절대 풀리지 않을 정도였으니 직접 굴욕을 안겨주는 것도 통쾌할 것이다.


'목표는 신민경이 왕따당한 이유가 개방될 정도로 그녀에게 굴욕을 주는거야. 어차피 최민지는 민경이가 망가지면 덩달아 따라오는 덤 같은 거니까'


모자와 마스크를 찾은 지혜는 최대한 얼굴을 가린채 밖으로 나갔다. 그리곤 대학으로 향했다.

(신)천재와 바보는 종이 한 장 차이 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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